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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때마다 온 나라가 들썩이는 한국” WSJ

입력날짜 : 2008. 11.13

한국의 대학입학 수능시험의 독특한 풍경을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대서특필했다.

WSJ는 12일(현지시간) A섹션 1면과 15면에 걸쳐 한국의 대학입시 풍속도를 상세히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저널은 “2009학년도 수능시험이 13일 열린다. 한국은 이날 수험생들이 늦지 않도록 많은 회사들은 물론, 주식시장도 평소보다 한시간 늦은 10시에 개장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고사장의 정숙을 위해 수험생이 아닌 다른 학생들은 하루 쉬며 듣기평가 시간에는 비행기도 이착륙과 고도 1만피트 이하 비행이 금지”되며 수능시험을 앞두고 절에서 3000배를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경찰인 강진진 씨는 한 학생이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왔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황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그 집으로 달려가 수험표를 제시간에 고사장까지 갖다 줄 수 있었다. 강 씨는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이렌을 켜고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고사장까지 달렸다. 위험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저널은 한국의 수능시험은 고 3의 80% 이상이 참여하는 ‘국가적인 행사’로 대기업과 정부기관에 취업하기 위해 필요한 대학입학시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일에는 전국적으로 59만명의 학생이 9시간동안 주로 객관문답의 시험을 치르며 시험이 종료되는 6시가 되면 신문 방송은 어떤 문제가 출제됐고 정답은 무엇인지 알려주며 시험을 못본 학생들은 실망속에 내년을 기약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수험생들을 돕기 위한 비즈니스가 번창하고 언론은 학습방법에 대한 조언, 정신집중과 암기에 도움이 되는 음식 등을 소개한다. 이따금 영양보다는 미신에 작용하는 음식들이 있는데 미역국같은 것이 금기식품이다.

지난 9월 서울의 한 사찰에서는 수험생 학부모를 위한 세미나가 열려 스님이 정신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많은 사찰과 교회에는 수능시험 100일을 앞둔 8월부터 학부모들이 모여 자녀의 사진을 붙여놓고 특별한 기도를 올렸다.

이같은 과도한 열기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40개 대학에 예산을 지원, 서구의 대학들과 비슷한 입학사정관제도를 채택하고 수능시험이 단지 입학사정 기준에 필요한 하나의 평가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북대의 유명철 입학관리본부장은 “단 하루의 시험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과 작문 등 다른 기준들은 너무 주관적이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널은 한국인들은 교육제도에서 평등한 기회를 중시하고 있으며 한 사립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복권식 추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의 최샛별 교수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대학입시 시험은 그들의 신분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주어져야 하는 마지막 보루”라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당국은 매년 수능시험을 위해 400명의 교수와 교사들을 한 위락시설에 모아 수주간 경찰의 경비속에 격리시킨 가운데 문제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금지되고 전화는 도청되며 시험이 종료되야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수능시험의 비상상황을 위해 4000명을 대기시키고 약 1000개의 고사장으로 연결되는 전선을 점검하고 수능일에는 모든 고사장에 직원을 파견한다. 한국전력공사의 임주혁 씨는 “만일 어느 수험생이 전기문제로 시험을 망쳤다고 우리를 원망한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시험이 다가오면서 일부 수험생들은 초조감을 견디기 위해 노력한다. 고3인 김남미 양은 "하루 7시간 숙면을 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지금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수능일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을 집과 학원으로 태우고 다니는 어머니는 거실에서 TV 를 볼 때 딸에게 방해되지 않게 헤드폰을 끼고 시청하고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더 한 일도 한다. 날씨가 쌀쌀했던 최근 주말 저녁 김남선 씨는 1000명의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서울 남쪽의 한 사찰에 모여 밤새 기도를 했다. 그녀는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3000배를 하며 아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했다.

1500배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김 씨는 “오른쪽 무릎이 좀 아프지만 끝까지 3000배를 마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몇시간 후 절을 마친 그녀는 땀으로 얼굴이 젖은 채 “대학에 가는 것이 인생의 궁국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강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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