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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 한의학에서의 음주 평가 -

입력날짜 : 2008. 01.24

우리나라 사회는 술 잘 마시는 것이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된다.

그래서 ‘술 상무’라는 말도 생겼는가 보다.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술자리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눈치껏 술을 마시지만, 너무 빼는 모습만 보이면 사회생활에 능력이 없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음주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우선 술 자체는 약으로 쓰인다. 의학(醫學)에서 의(醫)라는 말 밑 부분에 있는 유(酉)가 술을 의미한다.

즉 술이 병을 치료하는 주요 수단이라는 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술은 성질이 매우 뜨겁고, 모든 경락을 운행시키며, 약 기운을 운행시키고, 온갖 나쁘고 독한 기운을 없애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위장을 두텁게 하며, 피부를 윤기있게 하고, 우울함을 없애며, 흉금을 털어놓고 마음껏 이야기하게 한다고 했다.

따라서 외부의 차가운 기운을 이겨내거나 장례식장 등의 나쁜 공기가 있는 곳에서 나쁘고 독한 기운을 막는 데 사용하였다.

그리고 몸의 정(精)을 보충하거나 굳은 피를 몰아낼 때 쓰는 약은 거의 술과 같이 복용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술은 예부터 귀한 약으로 사용돼 왔다.

그런데, 모든 것은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바닷물이 얼 정도로 추워도 술은 얼지 않을 정도로 그 성질이 매우 뜨겁고, 독 또한 많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술을 취하도록 마시면, 독기가 심장을 공격하고 위장을 뚫어 옆구리가 썩고, 정신이 혼미하고 착란되며,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생명의 근본을 잃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시면 정신이 손상되고 수명이 줄어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술의 성질은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니 술을 따라 기가 올라가면, 위에서는 담(痰)이 쌓이고 밑에서는 오줌이 막히며, 폐는 사기(邪氣)를 받아 마음대로 찬 것을 마시니 열이 속으로 쌓여 폐기가 크게 상한다.

처음에는 병이 가벼워서, 구토, 땀흘리는 것, 허는 것, 코 빨개지는 것, 설사, 가슴 아픈 것 등이 생기는데, 이때는 발산시키면 제거할 수 있다.

그러다가 병이 깊어지면 당뇨, 황달이 되거나, 배가 부풀어오르거나 실명, 천식, 간질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 지나친 음주다.

‘동의보감’에서는 술 마실 때 주의할 점을 제시하고 있다.

△단 것을 술과 같이 먹지 말 것, △탁주와 국수를 같이 먹지 말 것, △얼굴이 흰 사람은 술을 많이 마시지 말 것, △술은 석 잔 이상 먹지 말 것, △많이 마시면 구토할 것, △술 많이 먹은 다음에 과식하지 말 것, △술 취한 상태에서 바람맞지 말 것, △술 취해서 성교하지 말 것.

술독을 푸는 기본 치료법은 땀을 내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것이다. 즉 술독을 몸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구급 상황에서는 구토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숨을 많이 내쉬거나 대변,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 있는 것, 뜨거운 물로 양치하는 것 등이 모두 술독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술독을 발산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먹을 만한 것으로는 칡꽃, 팥꽃, 칡뿌리, 배, 감국차, 조개탕, 오이, 연뿌리 등이 좋다.

그리고 ‘동의보감’에서는 신선불취단, 대금음자, 갈화해정탕, 만배불취단 등을 술독을 푸는 명약으로 전하고 있다.

/김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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